Vol.03 · 2026년 5월 28일AI·LLM

AI는 당신의 질문에 무엇을 근거로 답하는가

같은 질문, 다른 답변 — LLM은 저마다 다른 세계를 학습했습니다

한 마케터가 챗GPT에게 물었습니다. "숏폼 마케팅 채널로 틱톡이 나을까, 인스타그램 릴스가 나을까." AI는 잠시 후 틱톡을 권했습니다. 같은 질문을 Gemini에게 던졌습니다. 이번엔 인스타그램 릴스였습니다. 혼란스러웠습니다. 어느 쪽이 맞는 걸까. 아니, 더 근본적인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AI는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이 답을 내린 걸까.

이 장면에서 더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 AI가 우리 브랜드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우리는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AI도 의견이 다릅니다

저희는 한 가지 실험을 했습니다. 숏폼 플랫폼 대결 — 틱톡이 낫냐, 인스타그램 릴스가 낫냐. 알고리즘 정확도, 광고·커머스 효과, Z세대 문화 파급력, 한국 시장 적합성, 규제 리스크 다섯 항목으로 0~100점 평가를 요청했습니다. 모델별 알고리즘 편향을 줄이기 위해 로그아웃 상태로, 딥리서치 없이, 순수하게 LLM의 추론만 비교했습니다.

결과는 2:1로 갈렸습니다.

Gemini 1.5 Pro는 인스타그램 릴스를 선택했습니다. GPT-5.5와 Perplexity는 틱톡의 손을 들었습니다. 세 모델 모두 같은 사실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알고리즘 중독성은 틱톡이 높고, 광고 전환은 메타 시스템이 강하고, 규제 리스크는 틱톡이 크다는 것. 갈린 것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어떤 항목에 더 무게를 두느냐는 판단이었습니다.

AI도 세계관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세계관은 모델마다 다릅니다.


왜 같은 질문에 다른 답이 나오는가

첫 번째 이유는 단순합니다. 각 모델이 배운 시기가 다릅니다.

AI는 특정 날짜까지의 정보만 알고 있습니다. 이번 실험에서 Gemini는 틱톡 규제 리스크를 40점으로 매우 낮게 봤고, Perplexity는 60점으로 상대적으로 높게 봤습니다. 두 모델의 학습 기준이 각각 2026년 1월, 2025년 1월로 달랐습니다. 같은 '틱톡 리스크'를 이야기하면서 서로 다른 시점의 세상을 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 Dated Data: Tracing Knowledge Cutoffs in Large Language Models

Cheng et al., COLM Outstanding Paper (2024) | Johns Hopkins University

모델이 공개하는 학습 기준 날짜와 실제 유효 지식의 기준이 다를 수 있습니다. 같은 날짜를 표방해도 실제로 반영된 정보의 범위는 모델마다 다릅니다.

두 번째 이유는 누가 가르쳤느냐입니다.

AI는 출시 전, 수많은 사람들이 "이 답변이 좋다, 저 답변은 나쁘다"고 평가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OpenAI의 평가팀과 Google의 평가팀이 '좋은 답'의 기준을 다르게 잡았다면, 모델의 판단도 달라집니다. Gemini가 리스크를 더 중요하게 보고, GPT가 문화적 파급력을 더 중요하게 본 것도 이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 How RLHF Actually Works

Panthangi, Medium (2026)

ChatGPT, Claude, Gemini — 셋 다 비슷한 구조의 모델입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이 어떤 기준으로 훈련시켰느냐에 따라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세 번째 이유는 AI가 틀려도 확신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실험에서 세 모델은 모두 자신 있게 서로 다른 결론을 냈습니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AI는 자신의 답이 맞을 확률을 실제보다 최대 60%까지 부풀려 인식합니다. 자신 있어 보인다고 해서 맞는 것이 아닙니다.

📄 Large Language Models are overconfident and amplify human bias

Sun et al., arXiv (2025)

연구한 다섯 개 LLM 모두 자신의 답이 맞을 확률을 20%에서 60%까지 과대평가했습니다. 더 발전한 모델일수록 정확도는 높아지지만, 자신감 수준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AI가 답을 내릴 때 브랜드는 호출되거나 배제됩니다

모델마다 세계관이 다르다는 사실은, 마케터에게 불편한 질문 하나를 남깁니다.

지금 AI는 우리 브랜드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Bain & Company가 2025년 발표한 소비자 조사에서 전체 검색의 60%가 외부 웹사이트 방문 없이 종료되었습니다. AI가 답변 속에 브랜드를 직접 호출하거나 배제하는 구조에서, 순위보다 중요한 것은 AI의 인식 속에 브랜드가 어떻게 새겨져 있느냐입니다.

📄 Consumer Reliance on AI Search Results Signals New Era of Marketing

Bain & Company (2025)

전체 검색의 60%가 클릭 없이 종료되며, AI 요약 결과에 대한 소비자 의존도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2024년 INSEAD의 뒤부아 교수와 디지털 마케팅 기업 젤리피시가 미국 주요 자동차 브랜드를 대상으로 인간 소비자의 브랜드 인지도와 AI의 브랜드 인지도를 동시에 측정했습니다. 소비자 인지도 상위권이던 링컨과 재규어는 AI 인지도 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반면 일반 소비자에게 생소했던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과 루시드는 AI 인지도 최상위권을 기록했습니다.

AI는 광고를 보지 않습니다. 매장을 방문하지 않습니다. AI가 브랜드를 학습하는 경로는 공신력 있는 온라인 문서, 언론 보도, 전문 블로그와 리뷰, 텍스트로 읽힐 수 있는 콘텐츠입니다. 수십 년간 TV 광고와 오프라인 경험으로 쌓아온 브랜드 자산이 AI 앞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GPT에게 물어봤으니 됐겠지"라는 착각

많은 마케터가 이미 AI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챗GPT 창을 열고 "우리 브랜드 어때?"라고 물어봅니다. 혹은 Gemini와 Claude를 비교해봅니다.

이것이 지금 가장 흔한 착각입니다.

단일 LLM 하나에 질문을 던지는 것은, 단 한 명의 소비자에게 설문 조사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것도 매번 기억을 초기화하고 전혀 다른 조건에서 응답하는 소비자에게. 실제로 이번 실험에서 세 모델은 같은 사실 관계에서 다른 결론을 냈습니다. 모델의 학습 시점, 인간 피드백 설계, 확신의 방향이 모두 달랐기 때문입니다. 지금 GPT가 우리 브랜드를 1순위로 호출한다고 해서, Gemini도 그럴 것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Perplexity를 쓰는 소비자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AI 한 모델의 답변은 노이즈입니다.

여러 모델이 합의하는 순간, 그것은 시장의 신호가 됩니다.


GEO는 순위 싸움이 아닙니다

이 구조적 격차를 메우려는 시도에서 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라는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기존 SEO가 검색 순위를 목표로 삼았다면, GEO의 목표는 하나입니다. AI가 답변을 생성할 때 우리 브랜드를 인용하게 만드는 것.

그런데 GEO 전략 실행 전에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지금 AI가 우리 브랜드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먼저 아는 것입니다.

저희가 실험에서 확인한 것처럼, AI의 판단은 모델마다 다릅니다. 어떤 항목에 가중치를 두느냐가 다르고, 어떤 시간대의 정보를 신뢰하느냐가 다릅니다. 그렇다면 GEO 전략도 단일할 수 없습니다. 내 브랜드를 주로 접하는 소비자가 어떤 모델을 쓰는지, 그 모델이 우리 브랜드를 어떤 맥락에서 호출하고 어떤 상황에서 배제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 GEO: 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

Aggarwal et al., arXiv:2311.09735 | ACM SIGKDD (2024)

AI 기반 검색 환경에서 콘텐츠 최적화 전략을 통해 생성형 엔진 응답 내 브랜드 가시성을 최대 40%까지 높일 수 있음이 실증됐습니다.

측정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AI의 답변에서 배제되는 순간, 브랜드는 그 소비자의 선택지에서 지워집니다. 그 배제가 언제, 왜 시작됐는지 브랜드는 알 방법이 없었습니다.


참고문헌

  • Cheng, J., Marone, M., Weller, O., Lawrie, D., Khashabi, D., & Van Durme, B. (2024). Dated Data: Tracing Knowledge Cutoffs in Large Language Models. COLM Outstanding Paper Award. Johns Hopkins University. https://arxiv.org/abs/2403.12958
  • Sun, F., Li, N., Wang, K., & Goette, L. (2025). Large Language Models are overconfident and amplify human bias. arXiv:2505.02151. https://arxiv.org/abs/2505.02151
  • Panthangi, C. (2026). How RLHF Actually Works. Medium. https://medium.com/@charan.panthangi/how-rlhf-actually-works
  • Aggarwal, P. et al. (2024). GEO: 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 ACM SIGKDD. https://arxiv.org/abs/2311.09735
  • Dubois, D., & Jellyfish. (2024). Human vs. AI brand perception: A comparative study of U.S. automotive brands. INSEAD & Jellyfish.
  • Sommerfeld, N. et al. (2025). Consumer reliance on AI search results signals new era of marketing. Bain &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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